노트르담 드 파리 - 프랑스 뮤지컬에 대해서 (6)
작성일200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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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많은 문화들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지금도 계속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80년대 말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물랑루즈>나 뮤지컬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역시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였으며, 이들의 원작은 프랑스 문학작품이다.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은 프랑스인인 ‘클로드 미쉘 쉔베르그’의 작곡, ‘알랭부빌’의 작사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예술의 도시라고 일컫는 프랑스에서의 뮤지컬은 영국이나 미국 아시아의 일본에 비교하여 뮤지컬이 대중화 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프랑스 뮤지컬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렇다면 프랑스 뮤지컬이 주는 특별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
단일민족이라는 프랑스인의 문화적 정체성은 어쩌면 뮤지컬의 대중화를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을 만큼 프랑스인들만의 전통적인 예술과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 프랑스 뮤지컬의 시작 및 특징
유럽의 뮤지컬은 오페라, 오페레타, 코믹 오페라, 오페라 부파, 보드빌, 판토마임, 발레 등 수많은 장르들이 음악과 섞여서 함께 탄생된 것으로서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이 뮤지컬이란 장르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고 브로드웨이에 정착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1850년대 프랑스의 오페레타와 코믹 오페라가 뮤지컬의 기원이 되었음을 찾을 수 있다. 즉 19세기 후반에 접어들어 유럽을 풍미한 오페레타와 그 계열의 음악극 형식을 수용하면서 20세기 이후에 미국인의 기호에 맞추어 발달한 대중 음악극을 ‘뮤지컬’이라고 부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발라드 오페라와 코믹 오페라, 비엔나의 오페레타, 프랑스의 오페라 부파, 코메디, 발레, 판터마임 등 다양한 공연 예술의 형태들이 만들어 내어 하나의 예술장르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 바로 뮤지컬이다.
프랑스에서의 대중적인 뮤지컬의 시작은 1978년 ‘미셸 베르제’가 만들어 1979년에 초연된 <스타 마니아>이다. 사회 전반에 변화의 물결을 몰고 온 작품으로서 80-90년대 두, 세 번의 재 공연이 있었지만 <스타 마니아>의 성공도 뮤지컬을 지속되게 하지는 못했다 한다. 그 후 1979년에 만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공과 2000년 ‘제라드 프레스귀르빅’의 <로미오와 줄리엣>, ‘파스칼 오비스포’의 <십계 >등 연속되는 대형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이와 같이 이 공연들이 성공했었던 요인은 <스타마니아>와 같이 고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으며,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십계>등도 마찬가지로 고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란 것이다. 또한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의 문체가 프랑스인들의 전통적인 고유성에 동참하게 만든다는 것. 프랑스인들의 전통성이 성공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2) 미국과 영국 뮤지컬과의 차이점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 엔드를 중심으로 성장되었지만 그 기원은 프랑스의 오페레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현대에 와서도 프랑스 문화가 기여한 바는 다른 국가의 문화에 비하여 기여도가 크다.
앞서 말했듯이 뮤지컬의 소재에서 보면 세계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 <캣츠>,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중에서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의 원작은 프랑스 문학이다.
또한 최근 유행하는 프랑스 뮤지컬은 영미의 다른 뮤지컬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화려하고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국의 무대장치나 세트에서 볼 수 없는 심플하고 오묘한 멋을 프랑스 뮤지컬에서는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노래와 댄스를 함께 하는 영미의 배우들과는 다르게 프랑스에서는 노래하는 배우와 춤을 추는 배우가 구분이 되어 있다. 프랑스의 뮤지컬은 노래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주인공의 안무는 최소화되고 주인공들 뒤에 별도의 안무팀이 배치 된다. 노래, 춤, 연기, 무대장치 등 종합예술인 영미 뮤지컬에 비해 프랑스 뮤지컬은 음악에 더 강조를 두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춤을 보기 위해서는 고전발레나 모던댄싱을, 화려한 무대를 보려면 오페라나 고전 연극을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에서는 스토리가 있는 좋은 음악을 듣기를 원하며 최근 인기절정에 있는 3대 뮤지컬의 <노트르담 드 파리>도 캐나다 퀘백 공연에는 성공했지만 영국 런던 공연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도 프랑스 문화의 전통을 쫓는 캐나다의 퀘백과 영미식 뮤지컬만 보아오던 런던의 차이점으로 볼 수 있다.
3) 프랑스 뮤지컬 음악의 특징
프랑스의 뮤지컬 음악은 전체적으로 전통 샹송에 충실한 곡으로 비트보다는 리듬에, 리듬보다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그래서 공연을 보지 않거나 뮤지컬 장르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좋아할 만큼 곡들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97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이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앨범이었고 <노트르담 드 파리> 삽입곡 'Belle' 는 가장 뛰어난 곡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2000년의 최대 히트곡들도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Aimer' 'Les rois du monde' 또는 <십계>의 'L'envie d'aimer' 등이었다고 한다.
사실 샹송은 17-18세기 탄생 이래 이야기 하듯, 읊조리듯 노래하는 고유한 색채가 있었다. 70-80년대 이후 미국 팝이 샹송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등장한 프렌치 팝은 과거의 이런 경향에서 벗어난 것이 다수였다. 한국의 샹송 팬들이 최근의 샹송보다도 여전히 ‘에디트 피아프’, ‘이브 몽탕’, ‘바바라’, ‘아즈나부르’, ‘샤를르 트라제’, ‘자끄 브렐’ 등을 좋아하는 것도 20세기 후반기의 샹송이 고유한 샹송의 맛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3대 뮤지컬은 프렌치 팝과 전통 샹송의 장점들을 잘 조화시키고 있어서 그 동안 뮤지컬에 관심이 없던 중, 장년층과 해가 갈수록 미국문화에 끌리고 있는 젊은층 모두에게서 사랑받고 있다. (오니바 93호, 2001년 9월1일자 문화산책 민유기님의 글 참고)
4) 대표적인 뮤지컬 소개
프랑스의 대표적인 뮤지컬이라 하면 영화로 잘 알려진 ‘자크 드미’의 <쉘부르의 우산>으로 1964년에 만들어진 가장 유명한 뮤지컬이다. 알록달록 예쁜 쉘부르의 거리를 배경으로 운명이 비틀어 놓은 쓸쓸한 사랑 이야기를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노래로만 풀어냈다.
그 다음으로 창작뮤지컬의 길을 터준 <스타 마니아>는 70-80년대의 인기가수들이 공연한 것으로 영미 Rock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진 음악이다. 위 두 작품 역시 영미권의 음악이나 영화기법을 따라 만들어진 공연이라 하겠다.
그 후 프랑스인들의 고유성 음악성 문화적 전통적인 고집에서 만들어낸 대표적 뮤지컬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뮤지컬 < 노틀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이다. 70~80년대를 풍미했던 이태리 가수 ‘Ricardo Cocciante’가 음악을 맡았고, 원래 뮤지컬의 토양이 없었던 프랑스에서는 신인 가수를 쓰기 시작했다. 이 뮤지컬로 인기를 얻게 된 신인들은 음반까지 내놓게 된다. 그들이 바로 ‘Garou’, ‘Helene Segara’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성공으로 또 다른 뮤지컬이 연이어 제작되기 시작한다. 제라르 프레스구르빅(Gerard Presgurvic)이라는 작곡가의 음악으로 셰익스피어의 고전인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et Juliette)'>이 제작되고, 그 뒤를 이어 프랑스의 대중가수 ‘파스칼 오비스포(Pascal Obispo)가 음악을 맡은 <십계(Les Dix Commandements)' >가 큰 인기를 끌었다.
아직까지 위 세 공연을 공연 영상실황으로만 접할 수 있었지만 세 작품 모두가 주는 느낌에서 가장 큰 것은 역시 음악이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애절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노래들은 눈을 감고 있어도 공연에 대한 그림이 그려질만큼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이 듣고도 어떤 노래냐고 많은 질문을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세상의 왕들(Les rois du monde)’이란 곡은 정말 멋진 곡이다. 뿐만 아니라 <십계>의 작품 속에는 음악 외에 또 다른 볼거리들이 숨어있다.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의 객석을 통과하는 배우들의 행렬이나 이집트 인들의 춤과 주인공들의 노래는 감탄을 자아낸다. 이토록 프랑스 뮤지컬의 독특성은 영미권의 뮤지컬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프랑스에서는 ‘Pablo Picasso’의 일생을 다룬 < La vie en bleu >란 뮤지컬이 인기를 끌고 있었고, 그 밖에도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 >나 <알리바바 (Ali babA)>와 같은 작품들도 있다.
>> 다음편에 계속 (프랑스 뮤지컬로서의 <노트르담 드 파리> 성공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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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서정미 (뮤지컬샵 대표 nseo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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