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Musical [노토르담 드 파리]

마력에 빠져라!!
헤어나오지 못해도 좋은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을 다시 찾은 [노트르담 드 파리]가 지난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했던 막을 다시 올렸다. 그랭구와르(리샤르 샤레스트)가 부르는 ‘Le temp des Catchedrales(대성당의 시대)’로 문을 연다. 장대한 작품이니만큼 구성에서나 탄탄한 스토리로 봐서나 관객들에게 흥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였다. 프랑스 국민 뮤지컬 중에 하나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작년에 이어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05년 2월에 대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가 바람에 떠밀려오는 파도처럼 주체할 수 없었던 감정으로 표현이 되었다면 올해는 잔잔하면서 속이 묵직한 파도를 맞는 기분이다.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을 무대세트와 조명, 노래와 춤으로 연기로 표현하고 있어 피부 깊숙하게 사무쳐 온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뤽 플라몽동의 극본과 리샤르 코시앙뜨의 음악으로 다시 재 창조된 금세기의 나올까 말까하는 명품 중에 명품일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작년 공연과는 달리 모두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된다. 2005년의 멤버들이 에이스를 맡아 열연을 한다. 작년과 변함없는 배우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주고 있다. 미쉘 파스칼(프롤로 분)과 리샤르 샤레스트(그랭그와르), 로랑 방(페뷔스), 로디 줄리엔느(클로팽) 등은 작년에 못지 않은 성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안정된 연기력을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나디아 벨(에스메랄다)은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년에 조금은 신인 같은 면모를 보여주었다면 1년 만에 엄청난 내공의 실력자로 그녀만의 에스메랄다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끼아라 디 바리(폴뢰르 드 리스)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어 팽팽한 한 라인을 맡아 열연하였다. 가루(1대 콰지모도)에 이어 작년에는 맷 로랑(2대 콰지모도)이 입지를 구축해 놓았고, 이번 공연에는 맷 로랑과 함께 제롬 콜렛이 콰지모도로 무대에 섰다. 국내 팬들에게는 가루와 맷 로랑의 음색과 연기가 흡사하여 만족도를 가질 수 있다. 제롬 콜렛은 그런 악조건에서 가루와 맷 로랑이 만들어낸 이미지, 음색과는 다른 맛으로 무대에 선 보였다. 우리에게는 낯 설은 모습이란 선입견으로 다가와서인지 몰라도 어색한 구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2월 말까지 제롬 콜렛이 헤쳐나가야 할 숙제는 제롬 콜렛만의 콰지모도의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조명은 디자이너가 락 콘서트 조명 디자이너여서인지 뮤지컬에 무빙으로 전개되는 조명 디자인으로 아름다운 색을 무대 위에 수없이 뿌려주고 있었고, 성당과 감옥, 지붕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무대는 관객의 기대와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곳에 춤과 열정적인 음악이 더 해져 배우들이 맘껏 그 기량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완벽한 동선을 그려 넣은 연출 또한 박수를 받을 만 하다. 드라마틱하고 아름다운 한 편의 영화 같은 오페라를 보는 것처럼 개성 넘치고 각 캐릭터들의 구분이 확실한 감정 깊은 목소리와 호소력 짙은 여러 장르의 음악들이 하나로 모아져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 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을 열거해 본다.
[Le temp des Catchedrales(대성당의 시대)] 음유시인 그랑그와르가 1482년 파리에서 있었던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랑그와르가 입고 나오는 의상이 인상에 깊다. 파란 슈트 같은 코트에 사회자 같은 모습으로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Bohemienne(보헤미안)] 노트르담 성당 안으로 들어오려는 집시들을 저지하려는 성당의 부주교 프롤로는 근위대장 페뷔스를 시켜 집시들을 추방하려 하고, 그런 가운데 집시의 생활을 노래하는 에스메랄다를 발견하게 되는 장면이다. 여기서 플롤로와 페뷔스는 서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에스메랄다의 보헤미안에 대한 노래는 묘한 여운을 남긴다. 가사를 보면 보헤미안의 원초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만 에스메랄다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헤미안. 하늘과 별은 내가 온 곳 알고 있을까, 보헤미안. 나는 끝없이 떠도는 여인. 보헤미안. 보헤미안 내일의 사랑을 그 누가 알까. 보헤미안. 보헤미안 떠도는 나의 운명 내 손금에 써있네.’ 라는 가사인데 대성당에 새겨져 있는 ‘ANArKH(아나키아-숙명)’이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한 의미와 뜻을 가지게 된다. 보헤미안의 삶은 숙명이라는 것과 예견된 운명대로 사는 것임을 암시해주고 있다.



[La Fete des fous(광인들의 축제)] 그랑그와르와 군중들이 부르는 노래로 광인들의 축제를 노래하고 있다. 광인들의 교황을 뽑는데 노트르담의 꼽추 종지기인 콰지모도를 교황으로 추대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Le Pape des Fous!(광인들의 교황)은 콰지모도의 첫 등장 후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사랑하는 에스메랄다에게 향하는 사랑의 마음을 광인들의 축제에 빌어 이야기한다. 부주교 프롤로와의 주인과 충직한 개의 관계로 이야기하는 콰지모도가 불쌍하게 여겨지는 장면이다.

[La cour des miracles(이방인의 궁전)]은 이방인의 궁전에 대해서 노래한다. ‘우리들은 이방인, 교수형감이지. 그런 이들이 모여있는 이방인의 궁전에서 그들은 행복을 느낀다. 음악은 박진감있게 전개되고 아크로바틱이 인상 깊은 장면이다.

[Beau comme le soleil(태양처럼 눈부신 그대)] ‘태양’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페뷔스를 향한 두 여자의 사랑을 노래한다. 사랑이라는 전제로 아름다운 이중창이다.

[Belle(아름답도다)] 는 세 사람이 가지는 에스메랄다로 향하는 삼색의 사랑을 노래한다. 콰지모도와 프롤로, 페뷔스의 애절한 각각의 사랑을 전한다.



[Ma maison, c’est ta maison(내 집은 너의 집)] 에스메랄다를 노트르담에 콰지모도가 데려와 성당이 자신의 집이고 안식처임을 말해주면서 석상을 자신의 친구로 소개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Ave Maria paien(이방인의 아베 마리아)]도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가 되었다. 바흐, 슈베르트,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도 유명하지만 이 곡도 못지 않게 성스러운 분위기를 한 껏 살리면서 어쩐지 더 슬프고 가슴에 새겨지는 애절한 곡이다. 작곡가 코시앙뜨는 직접 로마 바티칸에서 교황에게 이 노래를 불렀고 헌정되어 졌다고 한다.

[La volupte!(쾌락)] 침실에서 페뷔스와 에스메랄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다. 지켜보던 프롤로는 질투심을 이기지 못해 에스메랄다의 단도로 페뷔스를 찌르게 된다. 자신의 생의 전부인 에스메랄다의 사랑이 애처럽다.

[Les cloches(종)] 에스메랄다가 체포되고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콰지모도는 3일 동안 종을 울리지 않는다. 14살이 되던 해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울리는 3개의 종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것이다.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종 3개에 무용수들이 종과 한 몸이 되어 고난이도의 안무를 선 보이는데 장관이 아닐 수 없다.



[ Ou est-elle?(그녀는 어디에)] 프롤로, 그랭그와르, 클로팽이 에스메랄다가 사라지자 에스메랄다의 행방을 서로 묻는 장면이다. 그랭그와르는 들리는 소문을 그래그와르에게 귀뜸해 주고 프롤로는 자신이 페뷔스를 찌르고 에스메랄다를 감옥에 넣은 사실을 숨기고 있다. 세 명의 화음이 아름다운 곡이다.

[Les oiseaux qu’on met en cage(새장에 갇힌 새)] 에스메랄다의 가창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감옥에 갇혀있는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에서 도움을 청하는 노래를 하고, 에스메랄다의 행방을 모르는 콰지모도도 자신의 친구 석상 위에서 에스메랄다를 그리워하며 자신에게 있어 에스메랄다를 회상하는 곡이다.

[Etre pretre et aimer une femme(신부가 되어 여자를 사랑하는 것)] 신부인 프롤로의 고뇌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흉하게 보이는 장면이 아닌 한 남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자신의 신념이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되는 여인 에스메랄다로 인해 사랑과 분노와 뒤 섞여 고뇌를 하는 장면이 또 다른 애절함을 가진다.



[Lune(달)] 태양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페뷔스, 에스메랄다에게는 태양이었지만 콰지모도나 프롤로의 사랑은 달빛에 비유되어 대조적인 모습을 그랭그와르의 아름다운 곡조로 노래한다.

[Dieu que le monde est injuste(세상은 어찌 이리도 불공평한지)]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를 구해와 성당 지붕에 피신시킨다. 콰지모도는 잠들어 있는 에스메랄다를 보며 부족한 자신과 아름다운 에스메랄다 그리고 페뷔스를 사랑하는 그녀를 안타까워 한다. 이어 [Vivre(살리라)]는 에스메랄다가 잠에서 깨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을 보며 살고 싶다는 의지를 노래한다. 페뷔스에게 향하는 사랑의 노래이다.

[Danse mon Esmeralda(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여)] ‘춤을 춰 봐요 나의 에스메랄다, 노래 해 봐요 에스메랄다’를 노래하는 콰지모도의 가슴 찢기는 노래가 이어진다. 죽은 에스메랄다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콰지모도의 애절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장면이다.



직접 무대를 체험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 반할 수 밖에 없는 각 캐릭터의 모습들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가 우리에게 어느 만큼의 무게로, 어느 만큼의 감동으로 가슴 깊이 고이 접혀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마력에 당신은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中에서 'Le temp des Catchedrales(대성당의 시대)'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인투스 테크놀러지 제공



[ⓒ플레이DB m.playd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