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I Love You(아이 러브 유)]
작성일2006.06.02
조회수10,098
알콩달콩 사랑이야기 '공감가네'
2005년 10월 2차 시즌을 오픈한 뮤지컬 [아이 러브 유]가 연강홀 공연을 종료하고 5월 30일부터 충무아트홀 공연에 돌입했다. 평일 공연임에도 충무아트홀 대극장은 여지없이 관객들로 메워졌고,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04년부터 총 520회 공연을 넘기면서도 여전히 사랑 받는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위트넘치는 사랑 에피소드
[아이 러브 유]는 작은 에피소드 20개로 이뤄졌다. 그것도 모두 남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각각 별개의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는 남녀사이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첫 데이트,연애, 오해, 콤플렉스, 결혼, 아이, 황혼의 부부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것.
1막은 여자 남자가 만나서 결혼할 때까지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빠르게 보여진다. 특히 1막은 위트있는 대사와 유머러스한 상황설정으로 내내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는데 모두 내가 지금 겪고 있거나 겪었을 법한 ‘화성남자와 금성여자’ 이야기로 공감을 형성한다. 2막은 결혼과 섹스, 황혼기 부부 등에 관해 확대경을 들이댄다.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들은 5분에서 15분이 넘지 않고, 위트 있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관객은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아이 러브 유]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보자. 너무너무 바쁜 여자와 남자가 첫 데이트에서 만났다. 여자 왈 “이보세요. 제가 너무너무 바쁜 관계로 첫 데이트는 했다 치고 이게 두번째 데이트라고 하면 어떨까요” “아니 아예 몇 달 만나다 남자가 바람핀다고 할까요? 그래서 헤어졌다 우연히 길가에서 마주치는 거에요”
남녀가 만나 벌어질 수 있는 뻔한 상황을 이들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미리미리 '했다고 치고' 넘어가려 해버린다.
남자 여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뻔하다는 절대적인 공감대로 이 작품은 ‘너와 나의 이야기’가 돼 버린다. 그래서 작품에 등장하는 내숭떠는 여자, 마초 남자, 전화를 기다리는 여자, 독신들의 짝 찾기, 부부 생활 등이 남 이야기 같지 않다.
역시 남경주
[아이 러브 유]에는 단 네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배우 한 명 당 10~15가지의 캐릭터를 소화해 내고 있는 것. 그들은 마초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남자, 신부, 노인 등 갖가지 캐릭터로 분해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2년간 한결같이 작품에 오른 남경주와 초연 배우인 정성화를 비롯해 양꽃님, 백소희, 정상훈이 열연하고 있다.
특히 뮤지컬 배우 경력 20년인 남경주는 특유의 노련함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10여 개의 캐릭터를 힘있게 표현해 내 ‘역시 남경주’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만들어 버린다. 지난 2년간 520회를 소화해온 남경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아이 러브 유]를 떠난다. 충무 공연이 끝나는 시점까지 550회, 지방공연까지는 600회에 육박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말이다.
또한 초연 멤버로 뮤지컬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정성화와 2005년부터 작품에 참여한 정상훈도 안정적이고 코믹한 역할을 소화해내고, 양꽃님과 백주희도 만만치 않은 순발력을 선보인다.
간결하지만 공간을 채워주는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공감을 끌어내는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라는 삼박자는 [아이 러브 유]가 지난 2년 동안 계속 관객의 사랑을 받게 만든 원동력이다. 20개 에피소드 중 내 이야기는 몇 개나 될까?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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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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