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광석의 진정성을 오롯이 담다…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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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여름, 동물원>은 진정성에 있어 가장 차별화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들의 노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스토리를 만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서른 즈음에>, <광화문연가> 등 다양한 주크박스 뮤지컬(기존의 대중음악을 활용해 만든 뮤지컬)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거나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주크박스 뮤지컬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바로 故 김광석과 동물원의 명곡들을 엮어 만든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이다.

박경찬 연출의 말처럼 <그 여름, 동물원>은 1980~90년대 포크계의 전설로 평가받고 있는 故 김광석과 그가 속해있던 그룹 동물원의 음악 인생 실화를 담은 작품이다.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곡들이 그들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엮어져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 2015년 초연, 2016년 재연에 이어 이번 세 번째 시즌에선 초연과 재연 등에 참여했던 홍경민, 최승열, 임진웅과 함께 유리상자의 이세준, 윤희석, 조복래, 병헌 등이 새롭게 합류해 무대를 꾸민다.
 
지난 24일 삼성 위메프 본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1년여 만에 다시 <그 여름, 동물원>을 무대에 올리는 박경찬 연출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박 연출은 “‘그리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간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엔 ‘회복’이란 키워드를 갖고 더욱 섬세하게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낸 후 남은 사람들이 살아갈 인생에 대한 얘기도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허탈감과 상실감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회복’에 초점을 맞춰 이번 시즌에 그려내고 싶었다. 이 작품을 통해 동물원의 멤버들이 故 김광석을 잊지 않고 이야기하고 추억하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 역시 故 김광석이 실제로 되살아난 듯한 느낌을 받길 바란다.”
 
이번 시즌 역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동물원의 대표곡들은 배우들의 100% 라이브 연주로 이뤄진다. 제작발표회에서 먼저 연주 실력을 공개한 배우들은 노련하게 각자 맡은 악기를 소화해 현장에서 큰 환호를 받았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은 “연기와 함께 라이브로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극의 특성상 악기 연습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경찬 역의 병헌은 “드럼을 배운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몸에 익히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라. 시간 남을 때마다 틈틈이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복래 역시 “현란하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라 걱정이 많았지만, 선배들이 끌고 가준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음악 감독이자 동물원의 멤버인 박기영

한편, 故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싸고 최근 다시 제기된 타살 의혹 때문에 그의 삶을 다룬 이 작품 역시 덩달아 관심을 받았던 것도 사실. 특히 일각에서는 뮤지컬 공연으로 인한 故 김광석의 저작권료가 부인인 서해순 씨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물원의 멤버이자 <그 여름, 동물원> 음악 감독을 맡은 박기영은 “작품을 처음 만들 때부터 서해순 씨에게 저작권이 있는 노래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희 역시 서해순 씨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관련 곡들은 레퍼토리에서 배제하는 걸 원칙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실존인물을 연기하는만큼 배우들 역시 감회가 남다르다는 소감을 전했다. 창기 역의 이세준은 “학창 시절 동물원의 멤버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라도 꿈을 이룬 것 같아서 뜻깊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실제로도 동물원 형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는 만큼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이었지만 개성을 살려 실존 인물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창기, 임진웅 역시 “실존 인물이라 새로운 역할을 창조하기보단 동물원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역할에 녹이고 있다”며 “솔직하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이 작품에 임하는데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故 김광석을 모델로 한 ‘그친구’ 역을 맡은 홍경민은 “김광석은 우리 세대에서 누구나 한 번쯤 좋아했을 법한 포크 음악의 상징 같은 존재”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또래 세대들에게는 공감을, 어린 세대들에게는 김광석을 되새기게 하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은 오는 11월 7일부터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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