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펀홈’ "가족에 대한 모순된 감정, 공감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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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가족 이야기라는 점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이 마흔세 살이 되어서 아버지를 회상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데 그것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인생을 돌아본다. 따뜻한 시선으로 다양성 안에서 이 작품을 봐달라”

이번달 16일부터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른 뮤지컬 ‘펀홈’의 프로듀서를 맡은 박용호의 소감이다.
 
작가 앨리슨 벡델의 회곡록인 동명의 원작 그래픽 노블을 무대화한 뮤지컬 '펀홈'은 2015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그해 토니어워즈 12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23일 언론을 대상으로 열린 프레스콜에서 방진의, 최유하, 이지수, 유주혜, 설가은, 성두섭, 최재웅 등의 배우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작품은 장례식장의 장의사이자 영문학 교사로 일하다 돌연 죽음을 맞은 아빠 브루스 벡델을 회상하며 전개된다. 43세 현재 앨리슨의 과거 회상을 시작하는 오프닝에 이어 앨리슨의 아빠 브루스가 가족들 안에서 어떤 존재이며,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 조금씩 드러나는 장면, 벡델가(家)의 삼 남매가 장례식장 광고를 제작하며 신나게 노는 장면 등이 펼쳐졌다.
 
'펀홈'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을 때 미국에서 공연을 보고 왔다는 박소영 연출은 “'펀홈'은 평소 좋아했던 작품이다. 직접 연출을 맡게 되어 기쁘다. ‘펀홈’이 특별한 사건이 있다기 보다는 개인 기억을 쫓아가는 공연이기 때문에 불친절해서 어려울 수 있다. 앨리슨의 시선을 통해, 앨리슨이 아빠에게 가진 이해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랑하지만 증오하는 모순된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라고 연출의 의도를 설명했다.

뮤지컬 ‘펀홈’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앨리슨 벡델의 현재와 과거를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맡아 연기한다는 점이다. 43세 앨리슨 벡델은 방진의, 최유하가 참여해 현재의 화자로서 과거를 회상하며 극을 끌어가고, 10세 앨리슨 벡델은 이지수, 유주혜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폭발하는 혼란스러운 청년기를 연기한다. 9세 앨리슨 벡델은 유시현과 설가은이 보통의 여자아이들과 달랐던 앨리슨의 모습을 보여준다.
 
43세의 앨리슨을 연기하는 최유하는 "이 역할 자체가 도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그 누군가와 상대하지 않고 연기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연습할 때 좀 외로웠고. '내가 상대와 함께 호흡하는 걸 좋아하는 배우였구나’라고 새삼 느꼈다. 앨리슨이 실존하는 캐릭터다 보니 인물에 대한 정보가 많아 캐릭터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으며, 최유하와 더블 캐스팅된 방진의는 “원작 만화를 보게 됐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 작가하고 저하고 닮은 부분이 꽤 많아 흥미가 생겼다. 어릴 적에 머리가 커트라는 이유라 목욕탕에 갈 때 남자 표를 받은 경험도 있고, 보이시해서 여자로 보이려고 머리 끈을 일부러 묶고 다니기도 했다. 실제 아빠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19세 앨리슨의 이지수는 “19세 앨리슨은 그동안 제가 해온 역과는 다르다. 무대 의상에 치마가 없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를 얌전하고 조숙하게 보시곤 하시는데 오히려 그런 작품을 할 때 저와 다른 점이 많아 힘들었고 ‘펀홈’의 앨리슨은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9세 앨리슨을 연기하는 설가은은 연습 과정 중 기억나는 것에 대해 “제가 운동 신경이 꽝이다. 극에서 아빠가 비행기 태워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빠 얼굴로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 한편으로 즐겁게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집에서 아빠랑 연습하면서 진짜 아빠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뮤지컬 '펀홈'은 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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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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