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뮤지컬 <서울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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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비 엠비셔스(Boys, be ambitious)’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던 드라마 <서울의 달>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지난 28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음달 10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서울의 달> 연습 현장을 공개하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1994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서울의 달>은 최민식, 한석규, 백윤식 등 지금의 탑 배우들을 주목받게 하며 평균 시청률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다. 인생의 성공을 꿈꾸며 서울을 찾은 두 시골 청년의 이야기로 서울 변두리 산동네 소시민들의 남루하고 고단한 세상살이와 애환을 그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꿈'조차 꾸기 힘든 시대에서 '꿈'을 그려보다

뮤지컬 <서울의 달>은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장르의 특성과 시대적 상황에 맞게 각색됐다. 특히 82부작의 주말드라마를 단 2시간 만에 뮤지컬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의 내용이 정리될 수밖에 없었다. 각색을 맡은 이다윗 작가는 “원작에는 작품 속 각각의 캐릭터가 하나하나 다 살아 있다. 하지만 대극장 안에서 이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는 건 불가능했다. 여러 논의 끝에 홍식과 춘섭 두 사람의 꿈에 관한 이야기를 집중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우성 연출은 꿈조차 이야기할 수 없는, 희망이 모두 무너져버린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꿈’을 이야기 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90년대가 어찌 보면 더 다양한 문화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힘있게 존재했던 시기인 것 같아요. 또 ‘꿈’이라는 단어가 참 의미가 있던 시기였죠. 작품 안에서 ‘보이즈 비 엠비셔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 하나만으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게 많았어요. 의지를 갖고 힘내서 최선을 다한다면 ‘꿈’을 이룰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꿈’이라는 게 공허한 언어가 되어버렸어요. 예전처럼 ‘노력을 다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음악으로 밝게 풀어낸 극의 어두운 정서
 
창작뮤지컬답게 음악 역시 새롭게 창작됐다. 원작 속에 사용된 기존 노래들이 많음에도 최종윤 작곡가는 뮤지컬에 맞게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최 작곡가는 “어두울 수 있는 극을 음악으로는 밝게 풀어내고 싶었다. 검은 색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 흰 색을 사용하는 것처럼, 밝은 음악을 통해 행간에 있는 아픔들을 드러냈다”고 작곡의도를 밝혔다.

함께 작품에 참여한 김성수 음악감독 역시 “드라마 호흡에 맞춰 음악을 편곡하다 보니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며 “서사구조가 단순 명확한 장르에 음악이 잘 섞일 수 있게 하고자 노력했다”고 <서울의 달>의 음악에 대해 덧붙였다.
 
이필모 "날 것의 모습 보여줄 것"

한편, 이번 작품에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가화만사성>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필모와 서울시뮤지컬단 소속 배우 박성훈이 홍식과 춘섭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다. 원작의 한석규와 최민식의 강렬한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박혀 있어 배우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법도 한 상황.

하지만 이필모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내가 보여줄 홍식은 ‘날 것’의 모습”이라며 “매회 공연이 다를 정도로 순간 느끼는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훈도 “최민식 선배와는 많이 다른 ‘춘섭’이 될 것”이라며 “아직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물”을 선보이겠다고 답했다.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하면서 김덕남 예술감독은 “다양한 뮤지컬계 라이선스 공연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봤을 땐 외국의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의 컨텐츠를 찾겠다는 의미에서 이 작품을 택했다”고 작품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어 “아직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 시장이 어렵다 보니, 관객들에게 친숙한 드라마를 통해 힘을 빌리려 했다”며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을 당부했다.

뮤지컬 <서울의 달>은 다음 달 10일부터 25일까지 세중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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