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스위니토드>, 정성화·전미도 남녀주연상…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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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담긴 이야기들은 허구지만, 이야기 안에 담긴 가치들은 진실이다. 뮤지컬을 통해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가치들이 세상에 뿌려지면, 이 세상은 정의로운 뮤지컬 같은 세상이 될 것이다.”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행사 중)

뮤지컬 역사 50년, 아무도 몰랐던 낯선 장르에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장르로 성장하기까지 뮤지컬은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가치를 세상에 뿌렸을까.

한 해 동안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과 배우를 뽑는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지난 16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조승우를 비롯해 전미도, 정성화, 신영숙 등 지난해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다양한 배우들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배우 이건명의 재치있는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관객상을 포함해 총 18개 부문의 시상과 함께 다채로운 축하공연으로 꾸며졌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한국뮤지컬어워즈>는 뮤지컬 역사 50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시상식으로, 한국 뮤지컬의 건강한 생명력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14회 이상 국내 유료공연을 펼친 77개의 작품을 대상으로, 전문가 200명과 일반인 100명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특히 별도의 사전 공지없이 수상자를 즉석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다.
 
▶ 대상 트로피를 건네받고 있는 <스위니토드> 제작사 오디컴퍼니 대표 신춘수 ◀

한 해 동안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에 주어지는 대상은 <스위니토드>에게 돌아갔다.

이발사 벤자민 바커의 복수담을 그린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 후 10년 만에 조승우, 옥주현, 전미도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스위니토드>의 제작자인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연출가 에릭 셰퍼를 비롯해 고생한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멋진 작품들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빛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프로듀서로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남우주연상 <킹키부츠> 정성화 / 여우주연상 <스위니토드> 전미도 ◀

이어 남우주연상에는 <킹키부츠>를 통해 여장 남자로서 완벽하게 변신한 정성화가, 여우주연상에는 <스위니토드>에서 벤자민의 복수를 돕는 러빗부인 역을 맡았던 전미도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정성화는 “<킹키부츠> 커튼콜 때 백발의 어르신들이 안무를 따라하는 걸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무대가 얼마나 즐겁고 감사한지 알게 됐다”며 “특히 힘들 때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준 또 다른 로라, 강홍석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미도는 “배우생활을 10년째 하다 보니, 무대에 선다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의 협력으로 통해 이뤄지는 일인지 깨달았다. 함께 출연한 배우와 스태프들 덕분에 상을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 여우조연상 <레베카> 신영숙 / 남우조연상 <도리안그레이> 박은태를 대신해 대리 수상한 구원영  ◀
 
남우조연상에는 창작 뮤지컬 <도리안그레이>를 통해 원캐스트로 쉽지 않은 도전을 펼친 박은태가 차지했다. 이날 행사에 불참한 박은태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구원영은 “박은태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의 목소리가 부럽다”고 그를 칭찬하며, 함께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한 최재웅에게 “괜찮지?”라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여우조연상에는 <레베카>로 카리스마 넘치는 댄버스 부인으로 열연한 신영숙이 선정됐다. 신영숙은 “유능한 배우들이 넘치는 한국에서 이렇게 상을 받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 유명하지 않은 동네 맛집 같은 저를 매번 찾아주는 관객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밝히며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 신인상 <스위니토드> 김성철과 <위키드> 이예은 ◀

평생 단 한 번밖에 없는 신인상의 주인공은 <스위니토드>의 김성철과 <위키드>의 이예은이었다.

김성철은 “토비아스라는 역할을 맡게 된 건 축복이었다. 상의 무게감을 이겨내고 멋진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는 당찬 소감을 남겼다. 이예은은 “중3 때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어 부모님께 여자 조승우가 되고 싶다고 늘 얘기했었는데, 조승우 선배에게 직접 상을 받게 되니 기쁘다.”며 조승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 극본/작사상과 연출상을 받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박해림과 오세혁 ◀

작품상에는 시인 백석의 삶과 사랑을 그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선정됐다. 특히 이 작품을 맡았던 오세혁과 박해림은 각각 연출상과 극본/작사상도 수상해 종합 3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신인 연출상에는 다중인격이란 소재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작품 <인터뷰>의 추정화가, 작곡/음악감독상에는 <라흐마니노프>의 이진욱이, 안무상에는 <로기수>의 안무가 신선호가 각각 선정됐다. 이어 무대예술상에는 <마타하리>를 통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던 오필영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프로듀서상 역시 <마타하리>의 엄홍현이 수상했다.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앙상블 상은 <킹키부츠> 팀이 선정됐고, 특별공로상 수상자로는 뮤지컬 계 원로 박만규가 무대에 올라 객석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에서 남긴 배우들의 말말말!
“들어라 썩을대로 썩은 세상아. 죄악으로 가득하구나. 들어라 비겁하고 악한 자들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 조승우
지난 출연작 중 기억에 남는 대사나 가사가 있냐는 사회자 이건명의 질문에 조승우가 무반주로 부른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 한 소절. 뮤지컬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던 작품인 만큼 가장 좋아하는 곡을 불렀다고. 의도는 딱히 없었다는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현 시국을 비판하는 듯한 가사 덕분에 객석에선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 집어쳐” 양준모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는 이건명의 질문에 당황한 양준모가 내뱉은 대사 한 줄. 갑작스러운 질문에 머리가 하얘져 겨우 생각해낸 대사가 <스위니토드>에 나왔던 "다 집어쳐"였다고. 의미 있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조승우와 계속 비교하는 진행자의 공격에 양준모는 내내 진땀을 흘렸지만 팬들은 그덕분에 박장대소!

 “뮤지컬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던 시기에 ‘조승우와 연기는 한번 해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전미도
<스위니토드>를 통해 조승우와 찰떡 같은 호흡을 선보이며 여우주연상까지 받게 된 전미도가 수상소감에서 남긴 한 마디. 노래를 썩 잘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조승우 덕분이었다고. 무대 위에서 언제나 사랑스러운 그녀, 앞으로도 계속 뮤지컬 무대에서 볼 수 있길.

“<킹키부츠>가 앙상블 상을 받을 때 너무 기쁜 나머지 바지 후크가 떨어졌습니다. 신께서 오늘 상을 못 탈 운명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정성화
<킹키부츠>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정성화가 너스레를 떨며 남긴 한 마디. 바지 후크가 떨어진 게 못내 안 좋은 신호로 느껴져 기대감을 내려놓았는데 갑자기 이름이 호명돼 깜짝 놀랐다고. 긴장되는 순간에도 객석을 금세 웃음바다로 만들어버리는 그는 무대 위 진정한 스타.

“시상은 계속됩니다.” 이건명
매 작품상 시상이 끝날 때마다 어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띄우던 사회자 이건명의 한 마디. 2시간 30여 분간의 시상식을 안정적으로 이끈 그는 시종일관 유행어처럼 “시상은 계속됩니다”를 외쳐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멋진 진행 실력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 만큼 내년에는 수상자로도 꼭 만날 수 있기를.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한국뮤지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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