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연극 <비너스 인 퍼>는 ‘마조히즘’이라는 말을 탄생하게 만든
자허마조흐(L.R.von Sacher-Masoch)의 가장 유명한 동명 소설(1870)을
극작가 David Ives가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권력이 갖는 힘을 에로틱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낸 2인극이다.
극 중 ‘연출’이 가진 권력과, 배역을 소화하는 ‘여배우’의 권력이 가장 잘 보여지는 한정된 장소인 오디션장에서
각자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지배하는 모습을 세련되고 섹시하며, 코믹하지만 어두운 모습으로 그려낸다.
이 작품은 현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2인극 이지만 현실 속 ‘연출과 여배우’, 현실의 두 인물이 연기하는 극 중 대본 속의 ‘쿠솀스키와 두나예브’,
그리고 신화 속의 인물 ‘비너스’를 절묘하게 뒤섞으며 권력의 힘에 따라 변하는 그들 각자의 모습을 에로틱하게 보여준다.
고대, 근대, 현대를 오가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써 극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줄거리

자허 마조흐의 소설을 각색하여 새로운 연극을 쓴 작가 겸 연출, 토마스
비굴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가진 미스테리한 여배우, 벤다

환상과 현실, 유혹과 파워, 사랑과 섹스
그 모든 것들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만드는 그들만의 오디션이 시작된다

마조히즘을 모티브로 쓰여진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새로운 연극의 여주인공을 찾는 오디션장.
오디션이 종료된 후, 참가한 모든 여배우들의 부적절성에 대한 불만을 전화로 이야기하고 있는 토마스 앞에 난데없이 오디션을 보겠다고 벤다가 나타나지만, 토마스는 자신이 싫어하는 여배우의 모든 습성을 가진 것 같아 보이는 벤다를 보고 오디션장을 그냥 떠나려고 한다.
어떻게든 오디션을 받아 보고 싶은 벤다는 토마스를 어르고 달래고 유혹하지만 토마스가 꿈적하지도 않자 비굴한 모습까지 보이며 그를 붙잡는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시작된 그들만의 오디션.
오디션이 시작되는 순간, 완벽한 여주인공의 모습으로 변하는 벤다를 보며 토마스는 그녀에게 장악 당하고, 그들 사이의 힘의 균형은 그의 소설처럼 완전히 뒤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