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작가, 작품이 되다 – 장 주네>는 3년에 걸쳐 공연되는 ‘작가 작품이 되다’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장 주네의 생애를 그의 마지막 작품을 통해 바라보고자 한다. 우선 첫 작업인 ‘작가 작품이 되다. 장주네’ 편에서는 장 주네의 생이 그의 작품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보기 위한 렌즈로 ‘버려짐’에 주목한다. ‘버려짐’이라는 키워드로 장 주네와 그의 작품을 읽을 것이다. 마지막 희곡인 “병풍들 Les paravents”과 그의 시를 통해 장 주네가 바라본 세계를 들여다보려 한다.
장 주네는 작품만큼 그의 생애가 조명된 작가이다. 고아로 버려져서 사회 바깥의 범죄자, 또는 사회가 인정하지 않은 소수자로 살아오다가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입지전적인 그의 이야기가 자신의 작품만큼이나 유명한 작가이지만 우리의 공연에서 조명하고 싶은 주네는 그 이후의 주네이다. 그러한 관심과 명성을 뛰어넘어 다시 주류 바깥에 놓인 미국의 흑인 인권과 프랑스의 식민지 알제리에 대한 작품을 쓰게 된 그의 자각을 그의 마지막 작품을 통해 알아보려 한다.
극단 풍경은 장 주네를 시작으로 김우진, 오영진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작품에서 어떤 공감을 어떻게 얻는지를 고찰해 볼 계획이다.

줄거리

배우들이 장 주네의 생애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공연의 막을 연다. 장 주네의 출생과 버려짐, 그리고 명성, 그 다음 그가 느꼈던 생애의 전환점과 그 이후 쓰게 된 작품인 “병풍들”에 나오는 가난한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가난하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그 집으로 결혼해서 온 라일라의 이야기가 알제리 독립 전쟁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마침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는 전쟁을 시작하고 있었고 그 초기에 전쟁을 이끌던 마을 주민 카디다는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그 옆에서 역시 죽은 라일라가 자신의 죽음을 혼란스러워한다. 작품은 독립전쟁의 영웅인 카디다와 그들로부터도 소외된 라일라의 ‘죽음’을 먼저 보여준 뒤 이전으로 돌아가 라일라의 남편인 사이드와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허세와 환상으로 자신의 농장을 만드는 어머니는 마을 사람들로부터도 조롱당하고 무시당하고, 또 어머니는 환상으로 실재를 만들어내는 라일라를 비웃고, 사이드는 그런 어머니, 라일라와 상관없이 세속적인 성공을 꿈꾸다 도둑질을 하고 감옥에 갇힌다. 전쟁과 폭동으로 사람들은 점점 죽음의 세계로 옮겨 나가는 와중에 마지막으로 미완의 혁명을 완성시키고 자신들의 노래가 되어 줄 희생양으로 사이드를 선택하고 기다린다. 마침내 사이드가 당도했을 때 카디다와 어머니는 서로 다른 계산으로 사이드를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도 사이드는 사라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야기 중간에 사라진 라일라를 기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