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방의 작은 도시 구주에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남자들이 갑자기 사라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부터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실종 처리된 사람들도 있고, 누군가의 눈앞에서 갑자기 증발한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외계 생명체나 특정 종교집단의 소행으로 여기거나 환경오염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며 무수한 소문을 만들어낸다. 남자들이 사라지면서 구주에 사는 사람들의 구성 비율이 바뀐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엄마와 딸, 원주민과 이주민 등 다양한 위치의 여자들이 있다. 사라진 할아버지, 아버지, 남편에 대해서 분노하는 여자도, 연민을 느끼는 여자도 있다. 남자들의 자리가 비어 버린 도시. 그 곳에서 지상의 여자들은 가부장으로부터 해방된 여자들의 천국을 만들어 낼까?
줄거리
이곳은 구주이다. 서울에서 세 – 네 시간 버스를 타고 내려 가야하는 도시이다. 이곳에 성연이 형근과 함께 신혼집을 꾸려 살고 있다. 성연은 작은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인 형근은 서울에 전시가 잡혀 한 달 정도 성연을 떠나있게 된다. 성연이 형근을 배웅하고 온다. 그날, 성묘를 하던 중 필리핀 여자의 남편이 느닷없이 사라졌다. 하얀색 빛으로 서서히 뒤덮이더니 갑자기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구주에 남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들은 계속 일어났다. 구주에 괴담이 퍼지기 시작한다. 남자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의 원인이 환경오염이라는 진술이 있었다, 외계 물질의 영향이라는 말도 있었다. 구주의 실종사건은 공중파 뉴스에 이런 저런 가설들, 확인되지 않은 연구들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실종자들을 찾으려는 다양한 수사는 별 성과가 없고, 많은 여자들이 폭력을 일삼던 노년 남성들의 실종을 통쾌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실종자들은 괴담과 가설과 함께 점점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