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여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동일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기에 교집합을 이루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역학관계는 충돌하고 불필요한 위계가 만들어 지기도 한다. 창작에서 느꼈던 정동은 사회 곳곳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우리는 각각의 역할과 위치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 속에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움직임을 통해 그려내고 싶었다.

우리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그리고 어디로 향할 수 있을 것인가?

2021년 창작한 “To Himalaya from here”를 통해 인도 카스트 제도를 리서치한 바 있다. 초기 카스트는 직업을 구별하는 제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직업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제도로 변질되고 직업에 세습됨에 따라 신분에 따른 차별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되었다. 현재 인도에서는 법적으로 카스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지만, 관습적으로는 여전히 카스트 제도가 남아 있어 사라진 듯 사라지지 않은 인류의 계급을 빗댈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심각의 삼각”은 다층적 맥락을 통해 사회 내 위계와 계급을 나타낸다. 계획을 하는 이들과 이를 통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노동자. 모든 계층의 기반을 제공하는 계층과 이를 관조하고 향유하는 이들까지.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은 존재하지만 그 관계는 명확히 보이지 않고 단편적으로 독해될 수 없는, 심각한 삼각이라 할 수 있다.  

안무자 소개
 이혜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를 졸업하고 ‘아트프로젝트 보라’의 창립멤버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무용수와 안무를 병행하고 있다. 감각적인 움직임을 통하여 상태를 가시화하는 무용수로서 아트프로젝트 보라의 대표 레파토리인 [소무], [꼬리언어학]의 중추적인 무용수로 활약하였고, 무브먼트 리서치를 병행하며 지속적으로 안무창작의 역량을 키워 나갔다.

줄거리

사회는 A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A가 우리가 되고 집단이 되며 사회를 이룬다.
A의 사고와 행동이 사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A가 부유하는 사회는 다양한 A로서 이루어진다.
A는 무엇을 이루려 하는가?

궁극을 추구하는 것, 감지하여 도식화하는 것,
피동적으로 단순화하는 것, 시시각각 대응하여 소진되는 것, 
A는 향유하며 계획하고 노동하며 대처하는 방식을 통해 사회를 구축하고 변화시키고 붕괴할수 있다. 구축된 사회는 크고 강하지만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지진이 외부에서 일어나지 않듯 변화는 사회가 아닌 A 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A 는 사회를 직면하여 주도적으로 행할 수 있다.
A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