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치 앞도 모르는 운명 앞에 우린 모두 장님
_<오이디푸스> 수퍼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인간.

?이번 작품은 그리스 비극이라는 형식에 갇히지 않는다.
장엄하고 거룩한 이야기에도 압도되지 않는다.
상투적인 영웅의 표상을 제시하지 않는다.
우리의 주인공은 퀭한 눈으로 바삐 길을 가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기도 하는 거리의 남자일 수도 있고,
초겨울 하늘을 멀리 날아가는 작은 기러기를 닮은 인간 일수도 있다.
그는 보통 인간으로 시작되었다.?
                                                                                            -연출 한태숙

2500년 동안 사랑 받은 고전 <오이디푸스>가 (재)국립극단 창단공연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오이디푸스는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의 대표적 인물상으로, 오이디푸스의 인물 해석이야 말로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공연된 작품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슈퍼히어로’ 같았다.
자신감과 야망으로 가득 찬 오만함에 물든 인간, 운명에 저항하고 그러다 결국 운명에 굴복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인간으로 주로 그려졌다.

그러나 한태숙의 “오이디푸스”는 다르다.
연출은 “왜, 오이디푸스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오이디푸스가 ‘평범한 보통 남자’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현대적 인물로 그를 바라본다. 그는 우연히 사람을 죽이게 되고, 왕이 되고,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한 남자 일 뿐이다.

성공과 실패 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껴안은 남자 오이디푸스.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치명적인 한계를 갖추고 있는 그는 결국 운명을 치이며 스스로의 나약함에 더욱 빠져드는 평범한 인간으로 이번 작품에서 재탄생 된다.
공연은 삶의 커다란 사건을 맞이한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남자의 이야기는 우리 이야기다.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운명 속 한낮 눈 뜬 장님과 같은 오이디푸스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같다.


“어떻게” 고전은 재해석 되는가?
_강렬한 비주얼과 지적인 표현력이 돋보이는 무대.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비극의 원형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내용, 캐릭터, 무대 형식화 면에서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디오니소스의 도시”라는 축제의 일환으로 자리 잡으며 발흥했던 고대 그리스 연극은 축제, 경연, 화합의 장이였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그리스 비극의 느낌을 살리면서 현대적 오브제와 감수성, 표현력이 새로운 고전으로 태어나는 모습을 관객은 보게 될 것이다.

분장과 의상은 캐릭터 개개인의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표현주의적이고 다국적인 느낌을 나타낼 것이다. 시민, 서사, 제3자를 나타내는 코러스는 해체적이고 도발적인 움직임의 동작으로 역동적으로 재해석 된다.

더불어 “눈- 보고 있다”라는 제3자적 시선을 강조한 시청각적 모티브의 활용과, 음악 회화 조각을 무대 현장언어로 표현하며 현대의 시청각적 요소와 감수성을 더할 것이다. 더불어 고전의 대본은 좀 더 쉽고 구체적인 언어로 풀어지며, ‘인간’ 오이디푸스의 심리와 행동을 보여주는 것에 그 중심을 맞춰 각색된다.


“MADE IN 한태숙” - 최고의 배우, 핵심의 크리에이터

그간 한태숙 연출은 <레이디 맥베스>,<광해유감>,<서안화차>,<고양이의 늪>,<이아고와 오셀로><짐>등의 작품을 통해 연극적 에너지와 표현의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한태숙 연출은 공감각적 요소 (소리, 음악, 움직임, 오브제)의 통합과 재조직에 뛰어난 면모를 보이며 관객에게 핵심적 주제 전달과 연극 비주얼의 지적 탐구라는 세계관을 선보였다.

그리하여 그녀의 작품은 “MADE IN 한태숙”이라는 하나의 연극 브랜드로 관객에게 자리 잡았다. 이번 <오이디푸스>는 이런 한태숙 연출을 필두로 한국 연극계의 대표 선수들이 모인 장이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 연출 한태숙, 박정자, 정동환, 이상직, 서이숙 및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오브제 이영란, 음악 원일, 안무 이경은등이 모여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고의 연극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되는 것이다